▶ 인터넷뉴스 인쇄하기 [인쇄하기] [닫기]
제6회 지리산문학상에 이경림 시인
제6회 최치원신인문학상에 권수진씨
[2011-08-09 오후 4:56:41]

▲ 이경림 시인
지리산을 배경으로 선현들의 숨결이 묵향처럼 묻어나는 고을, 경남 함양군의 지리산문학회(회장 곽실로)와 (주)천년의시작(발행인 김태석)이 공동 주관하고 함양군의 후원으로 열리는 제6회 지리산문학상 수상자로 등단 22년 만에 첫 상을 수상하는 이경림 시인(64)이 선정됐다.


이 시인은 1947년 경북 문경 출신으로 1989년 '문학과비평'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토씨찾기', '그곳에도 사거리는 있다', '시절 하나 온다, 잡아먹자', '상자들'이 있으며, 엽편소설 '나만 아는 정원이 있다', 산문집 '언제부턴가 우는 것을 잊어버렸다' 등이 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정진규시인은 이경림 시인의 수상시집 선정에 대해 “생을 ‘푸른 호랑이’라는 이미지로 그려 나가면서 허상과 부재 사이의 ‘어른거림’을 하나의 느낌과 정서로 포착하고 있는 시집이다. 기억이든, 집착이든 모든 것이 찰나에서 영원으로 이어지며 허상을 만들고 사라져가지만 동시에 흔적처럼 어떤 아릿한 아픔이나 느낌을 만든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시집”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지리산문학상은 이 시대의 진정한 글쓰기에 심혈을 기울이는 시인 중에서 시단 주류에 휩쓸리지 않고, 상을 받기 위한 로비가 통용되지 않는 상으로 엄정하게 선정하고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지난해 수상자인 최승자 시인의 경우는 이 상의 수상을 계기로 시단에 재조명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심사에는 서울여대교수 이숭원평론가와 동국대교수 김춘식평론가가 참여했다. 지리산문학상은 정병근시인이 수상한 이래 유종인 김왕노 정호승 최승자 등의 시인이 수상한 바 있는 상으로 지방에서 마련한 상에 비해 엄격한 기준에 의해 선정되는 상으로 일정한 평가를 받고 있다.


▲ 권수진씨
한편 '지리산문학상'과 함께 수상하는 아마추어 시인들의 등용문인 제6회 '최치원신인문학상'에는 150여 명의 경쟁을 뚫고 권수진(34)씨가 ‘붉은 모터사이클’외 4편의 작품으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시상식은 오는 8월27일, 28일 양일간 경남 함양군 상림공원 일대에서 열리는 지리산문학제 행사에서 시상된다. 전국 시인대회이기도 한 이번 행사의 참가 문의는 천년의시작 편집부(02-723-8668)로 하면 된다.




제6회 지리산문학상 수상자 - 이경림 시인(상금 5백만 원)

수상시집 『내 몸 속에 푸른 호랑이가 있다』(중앙북스)

제6회 최치원신인문학상 수상자 - 권수진 시인(상금 2백만 원)

수상작 「붉은 모터사이클」 외 4편


심사위원장 - 정진규(시인)

심사위원 - 이숭원(문학평론가) 김춘식(문학평론가)


문의 - (주)천년의시작 편집부(02-723-8668)


[제6회 지리산문학상-심사평]



올해 지리산 문학상의 최종 심사 대상 시집은 모두 7권의 시집으로 작년부터 가장 최근에 발간된 시집들 중에서 그 작품성이 뛰어나고 시류에 편승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문학세계를 독자적으로 추구해 나가고 있는 시인들을 선정했다.


심사 대상이 된 시집은 장석남 시집 『뺨에 서쪽을 빛내다』(창비), 천양희 시집 『나는 가끔 우두커니가 된다』(창비), 최영철 시집 『찔러본다』(문학과지성사), 김신용 시집 『바자울에 기대다』(천년의시작), 김언희 시집 『요즘 우울하십니까?』(문학동네), 조연호 시집 『농경시』(중앙북스), 이경림 시집 『내 몸속에 푸른 호랑이가 있다』(중앙북스) 등이다.


7명의 시인 모두 작품의 경향이나 색채는 다르지만 자신의 시적 세계를 구축하며 정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열을 가리기 쉽지 않았다. 따라서 심사의 중요한 원칙을 단순히 시적 우열을 판가름하는 방식에 두는 것이 아니라, 지리상 문학상의 취지에 적합한 시인과 작품을 선정하는 데에 더 많은 신경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장석남 시인의 『뺨에 서쪽을 빛내다』는 시적 감성을 천성으로 삼아 노래하는 한 명의 가수를 바라보는 느낌을 주는 시집으로 일상의 사소한 사건마저 시의 가락으로 빛나게 하는 시인의 품성이 돋보였다. 천양희 시인의 『나는 가끔 우두커니가 된다』는 ‘우두커니’라는 말이 함축한 의미처럼 그렇게 이런 저런 추억과 일상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마음을 비우는 겸허를 품고 있는 시집으로 그 담담함의 느낌이 오히려 부드러운 강단을 느끼게 하는 시집이었다.


최영철 시집 『찔러본다』는 시인의 오랜 뚝심과 일관성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시집으로 시인답게 삶에 천착하려는 시인의 시각이 잘 드러난 시집이다. 김신용 시집 『바자울에 기대다』는 시인의 거주지인 섬말에서 그의 시적 근원지인 ‘양동’의 기억을 되묻는 과정에서 창작된 작품으로 ‘수련’의 상징은 시인의 시적 세계 전반을 관통하는 중요한 모티프가 되고 있다.


김언희 시집 『요즘 우울하십니까?』는 시인이 지속적으로 추구하고 있는 육체와 몸, 그리고 일탈과 도발을, 고름이 흐르는 욕망, 일그러진 폭력으로 그려내고 있다. 조연호 『농경시』는 그 문체와 형식, 그리고 서술의 파격성이라는 면에서 시적 장르에 대한 하나의 도전을 보여주고 있는 시집이다. 이경림 시집 『내 몸 속에 푸른 호랑이가 있다』는 생을 ‘푸른 호랑이’라는 이미지로 그려 나가면서 허상과 부재 사이의 ‘어른거림’을 하나의 느낌과 정서로 포착하고 있는 시집이다.


기억이든, 집착이든 모든 것이 찰나에서 영원으로 이어지며 허상을 만들고 사라져가지만 동시에 흔적처럼 어떤 아릿한 아픔이나 느낌을 만든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시집이다.


7권의 시집이 애초에 그 개성과 추구하는 시적 세계가 다르다는 점에서 평면적인 성취를 가지고 수상작을 선정하기는 곤란한 일이다. 이 점에서 지리산문학상의 제정 취지인 시류와 무관하게 자신의 작품 세계에 몰입하여 독자적인 성취를 이루고 있는 시인을 수상자로 선정하기로 했다. 작품의 독특함이나 완성도만으로는 시인 상호간의 우열을 가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서정적 시풍에 속하지도 않고 또 실험적인 시풍을 시도하는 그룹에도 속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실존적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면서 시적 형식을 지속적으로 갱신해 온 이경림 시인의 시집 『내 몸 속에 푸른 호랑이가 있다』를 수상작으로 선정한다.


주류가 아닌 변방인 ‘지리산’의 오랜 역사적 궤적처럼, 지리산문학상은 ‘변방’의 가능성을 추구하는 ‘문학상’이다. ‘문학적 변방’이 ‘문학의 최전선’임을 생각하면서 수상자에게 축하의 인사를 보낸다.



-심사위원장 : 정진규(시인, 현대시학 주간)


-심사위원 : 이숭원(문학평론가, 서울여대 교수) 김춘식(문학평론가, 동국대 교수




[제6회 지리산문학상-수상소감]


저희 동네 전철역 이름은 ‘백운역’입니다.


말 그대로 흰 구름역입니다. 저희 집은 흰 구름역 삼번 출구로 나가야 합니다. 참으로 비현실적인 이름입니다만 그곳에도 있을 건 다 있습니다.


빈깡통 앞에 오체투지 하고 있는 걸인, 생선 장사, 과일 장사, 순대 장사, 김밥 장사, 옷 장사, 신발 장사, 꽃 장사.......


나는 그 이름들 앞에 ‘흰 구름’을 붙여 봅니다. ‘흰 구름 생선’ ‘흰 구름 김밥’ ‘흰구름 신발’ ‘흰 구름 꽃’......


나는 매일 그 사이를 흘러다니는 구름이었습니다.


시는 게으른 구름인 제게 저-녘이 불러주는 받아쓰기 놀이였습니다.


상이라니......왠지 남의 것을 가로채는 것 같아 당황스럽고 죄스럽습니다.


모자란 제 문학에 주시는 채찍이라 생각하겠습니다.


더 잘 보고 듣고 생각하고 쓰라는 저-녘의 호통이라 생각하겠습니다.


철없는 놀이에 빠져 해지는 줄 모르는 저를 묵묵히 지켜봐 준 저의 가족, 부족한 작품에 선뜻 손 얹어 주신 세 분 심사위원 선생님, 이 상을 제정하고 주관하여 따뜻하게 등 두드려 주시는 천년의시작과 지리산문학회, 함양군 관계자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2011년 8월


이경림


 

 

 

박정주 기자(hyinews@hanmail.net)

※ 이 기사 주소 : http://hyinews.com/ArticleView.asp?intNum=3912&ASection=001001
[인쇄하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