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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3 오후 4:34:15 입력 뉴스 > 칼럼/사설

[박영일 칼럼] 매미의 허물



 

무더위가 한창인 지난 8월 매미의 울음소리가 상림숲을 진동했다. 해마다 여름이면 사방에서 들려오던 매미소리가 8월 어느날 웬일인지 울음소리가 귀에 더욱 쟁쟁하게 들려왔다. 가만히 살펴보니 도토리 나무에 딱 붙어 아주 열심히 울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불현듯 초등학교 시절 곤충채집을 하러 상림을 누비던 기억이 떠올랐다. 여름방학이 되면 숙제를 한다는 핑계로 동그랗게 구부린 철사를 대나무에 꽂아 망을 씌운 포충망을 들고 친구들과 상림에서 매미, 잠자리, 나비, 집게벌레 등 곤충을 잡기위해 땀을 뻘뻘 흘리다가 까막소에서 멱감고 뛰어놀던 그때가 참 즐거웠다.

 

그 시절 선생님에게 매미가 너무 더워서 우는것인가요?”라고 물었더니 선생님은 매미는 수컷만 울고 암컷은 울지 못한다면서 암컷은 가장 왕성하게 우는 수컷을 찾아가 짝짓기를 해 알을 낳는다고 했다.

 

매미는 암컷 한 마리가 300여개 정도의 알을 나무속에 낳는데 그중 새, 거미, 개미 등에게 잡아먹히고 고작 20~30%가 어른벌레로 살아간다. 알에서 깨어나온 애벌레는 다시 땅속으로 들어가 침처럼 뾰족한 주둥이로 나무 뿌리의 수액을 빨아먹으면서 땅속에서 6년정도 지내다 번식기가 되면 지상으로 나와 나뭇가지 등에 매달려 있다가 5시간이 지나면 애벌레의 낡은 허물을 벗고 날개를 단 매미의 본 모습으로 변신해 하늘을 날아가 보름정도 살다 간다고 한다. 매미의 일생이 참 신기하다.

 

기껏 보름을 살면서도 열정적으로 울어 자신을 알려 자손을 퍼뜨리는 매미의 노력을 보면서 우리 선조들은 매미를 부활을 의미하는 곤충으로 사랑했던 것이다.

 

매미는 농부가 지은 곡식을 탐하지 않고 나무즙과 이슬만 먹고 사는 깨끗하고 욕심이 없는 곤충이다. 이러한 매미의 덕을 높이산 우리 선조들은 왕과 왕세자를 비롯한 벼슬아치들의 곤룡포와 도포 위에 익선관을 쓴 것은 바로 청렴을 상징하는 의미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옛날 중국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옥에 매미모습을 새겨 망자의 입안에 저승길의 양식으로 넣어 영생불멸을 상징했다는 글들이 있고,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5만원권 지폐에는 신사임당이 그렸다는 초충도에 매미가 붙어 있는 것을 볼 때 매미가 우리 인간들에게 친화적인 곤충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얼마전 상림 산책로를 걷다가 길 위에 떨어져 맥없이 움직이지 못하는 매미를 보았다. 이승의 미련과 집착을 훌훌 털어 놓고 처음 온 곳으로 되돌아 가기 위해 그렇게 긴 시간동안 땅속에 묻혀 부활을 꿈꾸었던 매미. 이제는 나무를 붙든 손을 놓지 않고 허물만 남겨두고 되돌아간 매미의 모습을 보고 가을이 왔음을 알았다.

 

무릇 만물의 섭리는 돌고 도는데 우리의 인생은 속된 마음을 비워 버릴 줄 모른다.

 

박영일

현) 함양인터넷뉴스 회장
현) 함양문화원 부원장

함양군청 기획감사실장 역임

 

 

 

 

 

 

 

 

 

함양인터넷뉴스(hyinews@hanmail.net)

       

  의견보기
1
윗대가리 한 두서너명만 청렴하면 될것을!! 지들이 청렴 강의를 하고 다니니 원.... 2016-09-18
떠나라
함양인 모두가 청렴을 상징하는 매미가 되면 얼마나 좋것소. 농협횡령사건관련자, 의회해외연수사건관련자, 권력과 힘을 이용해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바라는 인간들은 함양발전을 위해 함양을 떠나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016-09-18
ㅋㅋㅋ
여론이 현직에 있을때 청렴과는 거리가 멀었다던디 글은 잘 쓰시나 보네요. 글과 말 보다는 실천이 중요합니다. 2016-09-17
함양발전
함양발전을 위해 우리모두 매미가 되면 좋겠습니다. 2016-09-17
구역질
모두가 깨끗하고 욕심없이 청렴하게 살면 함양이 많이 발전하겠죠? 그렇게 살지도 못하면서 말로만 씨부리는 인간들이 있는데 그런것 보면 구역질 난다. 2016-09-17
군민
속된마음 비우는것! 회장님부터 솔선수범을 보이시죠... 2016-09-17
서울 미술협회
잘읽었습니다 멋진...ㅎㅎ 2016-09-17
산울림
한달도 못 되는 성충기의 삶을 기다리며 6년간의 고통을 참아내는 그 끈기가 인간의 귀를 즐겁게 하는 고운 소리로 승화되었기에 매미의 울음소리가 아닌 노래소리가 그다지도 아름답게 들리는가 봅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2016-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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