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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여름철 피로, 비타민B가 만능 해결책은 아니다

“에너지 대사에 필요할 뿐…결핍 없다면 고함량 제품 장기복용 주의”

기사입력 2026-08-2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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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는 여름철, 특별한 질환이 없는데도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때 흔히 찾는 비타민B 복합제가 피로 회복에 직접적인 효과가 있는 것처럼 알려져 있지만, 비타민B는 식약처가 피로 개선기능성을 인정한 성분은 아니다.

 

오승원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가정의학과 교수는 KH한국건강관리협회 2026년 건강소식 8월호를 통해 비타민B군은 탄수화물·지방·단백질이 에너지로 전환되는 대사 과정에 필요한 영양소라며 결핍이 없는 건강한 사람에게 고함량 비타민B를 추가로 복용한다고 해서 피로가 눈에 띄게 개선된다는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정한 비타민B군의 기능성은 성분별로 차이가 있지만, B·B·나이아신·판토텐산·비오틴 등은 주로 탄수화물·지방·단백질의 에너지 대사에 필요한 영양소라는 내용이다. B는 단백질·아미노산 이용과 호모시스테인 수준 유지, B₁₂는 엽산 대사에 필요한 기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반면 식약처가 피로 개선기능성을 인정한 원료에는 홍삼, 헛개나무과병추출물, 발효생성아미노산복합물 등이 있다. 따라서 시중 제품의 피로 회복’, ‘활력 충전등의 표현은 비타민B 자체에 대해 식약처가 인정한 기능성과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비타민B, 결핍이 있다면 보충 필요

비타민B가 필요하지 않은 영양소라는 의미는 아니다. 특히 특정 질환이나 생활습관 등으로 결핍 위험이 높은 사람에게는 적절한 보충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비타민B₁₂의 경우 당뇨병 치료제인 메트포르민이나 위산분비억제제(PPI), H수용체 차단제를 장기간 복용하는 경우, 채식주의자, 위 절제 수술을 받은 사람 등에서 흡수가 떨어질 수 있다비타민B₁₂가 부족하면 피로감뿐만 아니라 손발 저림이나 인지기능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고령층에서도 비타민B₁₂ 부족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평소 과음하는 사람은 비타민B결핍에도 주의해야 한다. 심한 결핍은 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베르니케 뇌병증과 같은 응급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핍 없는 건강한 성인에게는 효과 근거 부족

그렇다면 특별한 결핍이 없는 건강한 성인이 피로 해소를 위해 비타민B 복합제를 복용하는 것은 어떨까.

 

2021년 국제학술지 ‘Nutrients’에 발표된 메타분석에서는 명백한 비타민B 결핍이 없는 6,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16개 무작위 대조시험을 분석했다. 그 결과 비타민B₁₂ 단독 또는 비타민B군 복합 보충이 인지기능이나 우울 증상을 개선한다는 뚜렷한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피로에 대해서는 분석 가능한 연구가 1건에 불과해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도 어려웠다.

 

일부 연구에서는 비타민B 복합제 섭취가 운동능력이나 혈액 내 일부 대사 지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결과도 보고됐다. 그러나 연구 규모가 작거나 특정 제품을 대상으로 한 단일 연구라는 한계가 있어 일반적인 건강인의 피로 개선 효과로 확대해석하기는 어렵다.

 

만성피로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긍정적인 가능성이 제시됐지만, 전반적인 근거 수준은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활성형·고흡수형이라고 무조건 효과가 큰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일반 비타민보다 흡수율을 높인 활성형’, ‘고흡수형제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대표적인 성분이 지용성 비타민B유도체인 벤포티아민이다. 벤포티아민은 일반 티아민보다 체내에서 높은 티아민 농도를 나타내는 등 약동학적 차이가 확인됐다.

 

그러나 체내 흡수율이 높다는 것과 실제 피로가 개선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벤포티아민 관련 연구 상당수는 이미 신경 손상이 발생한 당뇨병성 신경병증 환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연구 결과도 일관되지 않다
 

따라서 결핍이 없는 건강한 사람이 활력 증진을 목적으로 활성형 비타민B를 고용량으로 섭취하는 것이 일반적인 비타민B보다 확실히 효과적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수용성이라 많이 먹어도 괜찮다는 생각도 주의

비타민B군은 대부분 수용성 비타민이지만, 많이 섭취한다고 해서 무조건 안전한 것은 아니다.

 

특히 비타민B는 장기간 고용량으로 섭취할 경우 손발 저림 등을 일으키는 말초신경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시중의 일부 고함량 제품에는 하루 섭취량이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들어 있는 경우도 있어 제품을 선택할 때 함량을 확인해야 한다또한 엽산을 고용량으로 장기간 섭취하면 비타민B₁₂ 결핍에 따른 빈혈의 징후를 가려 진단이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비타민B 복합제를 선택할 때는 단순히 고함량’, ‘활성형’, ‘고흡수라는 광고 문구만 볼 것이 아니라 성분별 함량과 자신의 결핍 위험 요인을 함께 살펴야 한다.

 

여름철 피로, 영양제보다 원인 확인이 먼저

여름철 피로의 원인은 비타민B 부족보다는 과로와 수면 부족, 탈수, 더위와 냉방환경의 반복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특별한 이유 없이 피로가 지속되거나 충분히 쉬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영양제를 먼저 찾기보다 의료기관을 방문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승원 교수는 비타민B를 자동차 엔진오일에 비유하며 부족하면 엔진에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이미 충분한 오일이 들어 있는 엔진에 계속 오일을 넣는다고 마력이 더 세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비타민B군은 돼지고기와 현미 등에는 B, 달걀과 유제품에는 B, 생선·닭가슴살·바나나 등에는 B, 고기·생선·달걀 등에는 B₁₂가 함유돼 있어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섭취할 수 있다.

 

결핍 위험 요인이 없는 건강한 성인이라면 무더위 속 활력을 위해 고함량 비타민B에 의존하기보다 규칙적인 수면과 충분한 수분 섭취, 균형 잡힌 식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이번 내용은 오승원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가정의학과 교수가 작성한 글로, KH한국건강관리협회 2026년 건강소식 8월호에서 발췌했으며 KH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가 자료를 제공했다.


 

 

 

 

 

 

이종탁 기자 (hyinew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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